인도네시아 바틱 문양으로 다양한 생활용품, 인테리어 제품을 만들어 봅니다. 재택 근무나 격리를 하면서 그저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기 보다는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새로운 취미도 만들고 영감을 얻는 기회가 될테니까요.
2009년 10월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틱은 인도네시아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중한 유산입니다. 바틱 속의 다양한 디자인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그렇다고 바틱은 장인들만 만들 수 있는 작품이 아닙니다. 누구나 손쉽게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만들 수 있어요. 아래 글에서 다양한 방법을 확인해보세요.
1. 메가 믄둥 패턴을 활용한 코스터 만들기 (Batik Mega Mendung Coasters )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다양한 음료를 마시게 되는데요, 독특한 문양의 컵코스터는 분위기를 전환 시켜주고 새로운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메가 믄둥(Megamendung) 바틱 문양으로 신비로운 느낌의 코스터를 만들어 봅니다.
서부 자바(West Java)의 찌레본(Cirebon)지역에서 유래한 메가 믄둥 디자인은 16세기 초 인도네시아 유입된 중국 미술 작품들의 패턴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메가 문둥은 풍부한 사상과 인내, 미덕을 상징합니다. 인도네시아어로 ‘하늘의 구름’이라는 뜻하는 메가 믄둥 패턴을 표현하기 위해 일곱 층의 하늘을 섬세한 색감으로 묘사해야 합니다. 짙은 파란색에서 연한 파란색까지 7가지 색상을 그라데이션 기법으로 표현합니다.
메가 믄둥 바틱 코스터 만드는 방법:
흰색 면직물, 아크릴 물감, 붓, 물 스프레이 병이 필요합니다. 천을 정사각형 모양으로 자릅니다.
패턴을 그리기 시작하기 전에 물을 살짝 뿌려 천을 적십니다. 스펀지를 사용하여 점선을 만들고 구름의 색감, 모양을 표현할 때는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살려 봅니다.
메가 믄둥 주변을 마무리하는 패턴을 그려 넣은 후 물감을 말리고 천을 뒤에 대어 꿰매 코스터를 완성합니다.
좋아하는 색을 활용해 다른 코스터도 만들어 보세요!
2. 파랑 루삭을 활용한 화분 만들기 (Parang Rusak)
펜데믹 기간 동안 반려 식물 키우기가 유행이었죠. 실내가 화사해 지는 것은 기본, 공기 정화를 담당하는 화분들은 반복되는 일상에 큰 활력을 줍니다.
나만의 화분 만들기 취미가 있으시다면, 중앙 자바(Central Java)에서 유래한 파랑 루삭(Parang Rusak)패턴을 활용한 디자인을 활용해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이름을 직역하면 '부러진 마체테(날이 넓은 큰칼)’를 뜻합니다. 패턴은 45도 각도로 사선을 이루는 'S'자 행 모양으로 마타람 시대에 승리의 상징이었던 칼인 마체테에서 영감을 얻은 패턴입니다. 이 패턴을 처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16세기 초 마타람 왕국의 술탄 아궁(Sultan Agung)이 자바 섬 남부 해안에서 명상을 하던 중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바틱 파랑 루삭의 패턴에는 용기, 힘, 숙원 등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화분에 이 장식을 새겨 넣으며 고대 전사들이 그랬던 것 처럼 용기와 힘, 새로운 영감을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바띡 파랑 루삭 패턴을 활용한 화분 만들기:
항아리, 캔, 초콜릿 잼 용기 등을 재사용 해 화분을 만들어 봅니다. 재료는 흰색 스프레이 페인트, 마스킹 테이프, 붓, 원하는 색상의 아크릴 물감이 필요합니다.
용기를 깨끝이 씻은 후 잘 말려 마스킹 테이프로 용기 표면을 원하는 패턴에 맡게 감싸줍니다. 흰색 스프레이 페인트를 테이프가 감기지 않은 표면에 뿌려준 후 완전히 마를 때까지 방치합니다.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내고 스프레이 페인트로 파랑 루삭 패턴을 그려 넣습니다. 세 개의 S를 그려 넣어 흰 줄들을 연결합니다. 패턴이 완성되면 화분에 물을 채우고 원하는 식물을 담습니다.
3. 6가지 바틱 패턴으로 벽 장식하기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바틱 문양인 메가 믄둥(Mega Mendung), 파랑 루삭(Parang Rusak), 트룬툼(Truntum), 까웅(Kawung), 쁘까롱안(Pekalongan), 근똥안 마두라(Gentongan Madura)을 활용해 실내 장식을 해봅니다.
색상 대비가 분명해 생동감을 줄 뿐만 아니라 벽을 볼 때마다 패턴에 담긴 의미를 되새길 수 있어 스스로를 돌아보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장치가 되기도 합니다. 메가 믄둥은 ‘인내’를, 파랑 루삭은 ‘용기’를, 트룬툼은 ‘애정’을, 까웅은 ‘지혜’를, 쁘깔롱안은 ‘진보’를, 근똥안 마두라는 ‘자유’를 상징합니다.
바틱 패턴으로 벽장식 하기
종이나 캔버스에 직접 그리거나, 디자인 파일로 만들어 인쇄 해도 좋습니다. 수채화 방식으로 직접 그려넣을 경우, 300g/m2 수채화 용지, 연필, 지우개, 마스킹 테이프, 페인트 브러시, 원하는 수채화 물감과 마스킹 물감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습니다. 액체로 된 왁스로 바탕을 칠하고, 원하는 색을 입혀 염색한 후, 특정 패턴을 그려넣어 포인트를 주면 됩니다.
원하는 패턴으로 종이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입니다. 여기에 원하는 바틱 패턴으로 채워질 6개의 공간을 만듭니다. 얇은 연필로 바틱 패턴을 스케치하고 각 디자인에 색상을 입힙니다.
연필 스케치가 끝나면 마스킹 할 색을 준비하고 강조하고 싶은 패턴을 정합니다. 마스킹은 흰색 종이가 수채화 물감으로 물들지 않게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물감이 마르면 조심스럽게 벗겨내면 됩니다.
마스킹한 부분을 떼어낸 후 수채화 붓으로 빈 공간을 채웁니다. 번지거나 색이 섞이지 않도록 잘 말린 후에 덧칠을 하거나 다른 패턴을 추가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인내를 갖고 과정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패턴이 모두 마르면 마스킹 테이프를 부드럽게 벗겨낸 후마스킹 액을 벗겨 내세요. 떼어낼 때 끈적일 수 있으니 핀셋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패턴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금색 페인트를 칠하거나 액자에 넣어도 좋습니다. 자유롭게 표현해보세요.
4. 바틱 까웅(Batik Kawung) 패턴을 활용한 주방용품
재택 근무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감염 예방은 물론 비용 절약을 위해 외식보다는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제 요리를 하는 시간과 공간이 하루 일과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다양하고 멋스러운 주방도구와 식기를 구매하거나 직접 만들어 보려는 시도들도 늘어나고 있죠.
코코넛 모양의 기하학적 패턴을 가진 바틱 까웅(Batik Kawung) 패턴을 활용해 평범한 주방용품에 개성을 더해보세요. 연구에 따르면 바틱 까웅은 18세기 족자카르타 하디닝그랏 술탄(Ngayogyakarta Hadininggrat Sultanate) 시대 부터 발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문양에는 지혜와 자제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이 문양으로 장식한 주방용품을 볼 때마다 이에 담긴 의미를 떠올리며 보다 친절하고 현명한 사람이 되자구요.
바틱 패턴 주방용품 만드는 방법:
바틱 패턴을 활용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주방 용품 시리즈를 만들어 봅니다. 밝은 색의 나무 주걱이나 숟가락, 아크릴 물감, 붓, 마스킹 테이프가 필요합니다. 마스킹 테이프로 일부 영역을 덮어 패턴을 만든 다음 노출된 영역을 색칠합니다. 페인트 브러시 대신 스폰지로 페인트를 두드려 부드러운 느낌을 낼 수도 있습니다.
흰색과 짙은 파란색을 사용할 경우, 두 색을 섞은 하늘색으로 새로운 느낌을 연출할 수 도 있습니다. 먼저 두껍게 기본 색을 칠한 후 건조 시킵니다.
선 중앙에 까웅 패턴을 그려 넣습니다. 완전히 건조시킨 후 마스킹 테이프를 떼어냅니다. 자,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또 하나의 나만의 주방용품이 탄생했습니다.
5. 바틱 근똥안(Batik Gentongan)을 활용한 정리용기 만들기
어수선한 물건을 정리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우선 큰 물건을 정리한 후 뚜껑이 달린 유리병을 바틱 근똥안 패턴으로 멋스럽게 장식한 후 문구류, 메이크업 제품, 기념품 등 작은 물건들을 정리해 봅니다.
마두라(Madura) 지역에서 유래한 이 염색법은 천을 염색 물감에 적셔서 표면에 찍어 문양을 만든다는 점에서 다른 바틱 제조 방식과는 다릅니다. 이 패턴이 언제 처음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여러 세대에 걸쳐 사라지지 않고 계승된 것은 분명합니다. 근똥안 문양은 자유와 창의성을 상징합니다.
뚜껑 용기를 활용해 정리함 만드는 법:
오래된 용기를 활용해 화사한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봅니다. 유리병, 아크릴 물감, 스펀지, 붓을 준비합니다.
용기를 바짝 말린 후 흰색 아크릴 물감을 기본색으로 전체적으로 발라줍니다. 직접 패턴을 그려넣거나 마스킹 테이프를 사용해 염료를 묻히지 안을 부분을 덮어 색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검정색 유성 마커 또는 아크릴 페인트를 사용하여 그려내고 완전히 건조 시킵니다.
강조할 문양이나 점을 찍을 때는 네일 아트 펜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작품은 완전히 말린 후 사용합니다.
다양한 바틱 문양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하다보니 인도네시아에 온 듯한 기분마저 느끼게 됩니다. 여유있게 즐기면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곧 멋진 인도네시아를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시고 곧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