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단-북부 수마트라 지역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 명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또바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산 호수로 이곳의 광활한 풍경을 직접 보고 나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 수밖에 없을 만큼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겁니다.
이렇게 특이한 환경에 터전을 잡은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바딱 민족의 독특한 의식주를 자연스럽게 체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북부 수마트라 여행을 추천합니다.
예부터 메단은 해상 무역의 중심지로, 전 세계에서 유입된 다양한 조리법과 향신료를 활용한 조리법이 발달했어요.
또한 호수가 거대하고 깨끗한 만큼 서식하는 물고기들도 범상치 않기 때문에 세상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생선요리들을 맛볼 수 있지요.
현지인들도 북부 수마트라를 인도네시아의 '맛의 본고장'으로 꼽을 만큼 미식이 발달한 지역입니다.
오늘은 바딱족이 가장 즐겨먹는 북부 수마트라 전통 요리 7가지를 소개할게요.
1. 아르식(Arsik)
아르식은 단짠단짠맛에 매운맛과 신맛도 더해져 혀로 느낄 수 있는 모든 맛이 담겨있는 특별한 금붕어 찜 요리입니다.
라임 주스에 부드러운 양파와 마늘의 알싸한 맛을 섞어놓은 듯한 맛이 나는 샬롯, 마늘, 생강, 신선한 강황 뿌리, 칠리를 섞어만든 소스에 절인 금붕어에 바질, 레몬그라스 잎 등 고급 허브를 얹어 곁들인 후 약한 불로 쪄냅니다.
아르식은 바딱족이 가장 즐겨먹는 요리 중 하나랍니다. 또바호수와 가장 인접한 지역인 북부 따빠눌리(Tapanuli)와 바딱 고원의 사모시르에서만 자라는 생강 과일(asam cikala)과 레몬향이 나는 고추인 안달리만(Andaliman)을 첨가해 바딱식 고유의 맛을 냅니다.
2. 바곳 니 하르보 (Bagot Ni Harbo)
바곳 니 하르보는 버팔로의 젖으로 만든 우유로 북부 수마트라 따빠눌리(Tapanuli)지역에서 생산되며, 이 우유로 만든 하얀 치즈인 달리 니하르보(Dali Ni Horbo)가 특히 유명합니다. 이 치즈는 바딱족의 전통 축제에 빠지지 않는 음식으로 치즈 고유의 강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파인애플과 파파야 잎 주스를 곁들여 먹습니다. 또바 호수 주변의 전통 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3. 고막면(Gomak Noodle)
고막면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즐겨먹는 스파게티 모양과 비슷해 ‘바딱 스파게티’라고도 부릅니다.
이 요리 역시 바딱 사람들이 일상에서 즐겨먹는 음식으로 또바호수와 사모시르로 가는 길가에 노점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입니다. 북부 수마트라의 수도인 메단에서 간편식으로 즐겨먹습니다.
파스타면과 생김이 비슷한 가느다랗고 얇은 노란색 생면을 삶아 곱게 간 향신료에 생강, 코코넛 밀크를 넣어 만든 진한 국물에 삶은 국수를 말아내고, 박과 열매채소인 차요테, 시금치, 양배추와 같은 볶은 야채로 장식하고 삶은 계란을 얹습니다. 매콤하게 먹으려면 안달리만 후추 (Andaliman Pepper)를 추가합니다.
4. 나 니우라(Na Niura)
바딱 언어로 ‘Na niura’는 ‘조리하지 않은 생선’이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북부 수마트라식 생선회이지요. 금붕어를 안달리만 고추와, 강황, 캔들넛, 생강과 칠리에 5시간 정도 절여 만듭니다. 예전에는 왕족이 즐겨먹던 요리였지만, 지금은 또바호수 인근에서 입맛을 돋우기 위해 즐겨먹는 별미랍니다.
사진출처: Si_mir
5. 나 띠놈부르(Na Tinombur)
나 띠놈부르는 모양만 보면 아르식과 비슷하지만 조리과정은 전혀 다른 바딱식 전통 생선요리입니다. 금붕어를 뜨거운 숯불로 구워내고 라임 주스와 소금에 절인 후 물에 안달리만 고추, 샬롯, 구운 생강, 캔들 넛, 혼제(honje) 꽃 간 것을 섞어만든 소스를 흥건하게 끼얹습니다.
사진출처: grandmercuremedan
6. 삭상(Saksang)
삭상은 돼지고기 혹은 버펄로 고기로 만드는 매콤, 짭짤한 요리입니다. 깍둑썰기 한 고기를 코코넛 밀크와 레몬그라스,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자라는 카피르(kaffir)라임, 월계수 잎, 후추 칠리, 생강, 강황, 갈랑갈(galangal) 등의 향신료를 고기의 피에 넣어 끓입니다. 고기가 부드러워지면 안달리만 고추와 라임주스를 곁들입니다.
삭상은 예부터 결혼식 하객들에게 대접했던 귀한 요리로 지금은 바딱 전통 레스토랑 겸 바인 라뽀(Lapo)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7. 삼발 툭툭(Sambal Tuk Tuk)
삼발 툭툭은 바딱 요리와 함께 늘 곁들여 먹는 따끈하고 매운 전통 양념입니다. 먹음직스러운 색을 내기 위해 초록색 혹은 빨간색 고추와 샬롯, 마늘, 캔들넛과 아소 아소 (aso-aso, 말리거나 염장한 고등어) 혹은 신선한 멸치 그리고 안달리만 후추와 소금을 돌절구에 넣고 재료가 곱게 섞일 때까지 느껴냅니다. 잘 섞인 재료에 라임 주스를 부어 산뜻한 맛을 더하면 완성! 이곳 사람들은 삼발 툭툭을 ‘안정을 주는 음식’으로 여기기 때문에 어느 음식점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또바 호수가 있는 북부 수마트라까지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을 경유해서 가는 편이 가깝습니다. 물론 자카르타에서 가는 방법도 있고요.
메단에서 176km 거리에 위치한 또바 호수까지는 국내선을 이동하거나, 버스로 6 시간 정도 이동해야 하는 꽤 짧지 않은 이동시간이 걸리지만 전 세계 여행자들 사이에서 ‘죽기 전에 꼭 한 번쯤 가봐야 할 곳'으로 늘 손꼽히는 특별한 곳입니다.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광활한 풍경과 이곳에 사는 바딱 사람들의 개성 넘치는 의식주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실 거예요. 특히 우리는 즐겨먹지 않는 생선인 금붕어로 이렇게 맛깔스러운 요리를 만드는 재주가 있는 바딱 사람들의 요리 비법이 궁금해서라도 꼭 한 번 맛보러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