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의 천국인 인도네시아에는 천개의 맛이 있다고 표현할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맛의 음식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음식이 맛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어떤 음식부터 먹어봐야 할지 잘 모르시겠다면, 꼭, 가장 먼저 맛보셔야 할, 인도네시아의 대표음식 10가지를 소개합니다.
1 | 수마트라 파당의 른당 (Rendang in Padang)
파당(Padang) 지역에서 유래한 정통 요리인 른당(Rendang)은 ‘세계 최고의 음식’ 중 하나로 칭송 받는 인도네시아 대표 음식입니다. 부드러운 쇠고기와 향긋하고 이국적인 향신료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오묘하고 중독성있는 맛을 냅니다. 소고기의 풍부한 육즙이 이국적인 향과 완벽한 조화를 이뤄 입안에서 확 퍼집니다. 감탄사가 절로 터져나오는 맛이지요. Experience Indonesia in 360
코코넛 밀크에 각종 향신료와 소고기를 넣고 약 7-8시간 동안 계속 저으며 끓여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정성을 쏟아야 하는 요리입니다. 장거리 여행을 자주 해야 했던 수마트라 서부에 위치한 파당의 미낭카바우(Minangkabau) 사람들은 른당을 만들어 가지고 다녔습니다. 잘 상하지 않고,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으로 른당만큼 좋은 음식이 없었기 때문이죠. 오늘 날도 조리, 보관시설이 없는 외딴 곳이나, 재난이 발생한 지역에 구호음식으로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은 른당입니다.
2 | 팔렘방의 펨펙 (Pempek in Palembang)
수마트라 섬에 위치한 팔렘방(Palembang)의 전통 요리인 펨펙은 곱게 간 생선살을 타피오카 반죽에 버무려 튀겨낸,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어묵 요리입니다. 꾸아 쭈꼬(kuah cuko)라는 새콤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단짠단짠한 맛이 단연 최고입니다. 보통 삶은 국수에 얇게 썬 오이를 얹고 그 위에 펨펙을 얹어 먹습니다.
팔렘방 마을 사람이 처음으로 조리법을 개발했는데 얼마나 맛이 좋았는지, 전역을 순회하며 펨펙을 팔았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프렌차이즈 사업을 한 것이죠. 덕분에 펨펙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얻게되었습니다. 물론 본고장인 팔렘방의 펨펙 짼디(Pempek Candy)에 오셔야 원조를 맛보실 수 있지만요!
3 | 자카르타의 끄또쁘락 (Ketoprak in Jakarta)
끄또쁘락은 자카르타(Jakarta)의 길거리 음식(street food) 중 하나로 튀긴 두부 샐러드 요리입니다. 튀긴 두부에 삶은 계란, 우리나라 떡과 질감이 비슷한 쫄깃한 끄뚜빳, 삶은 당면, 콩나물, 양배추, 오이에 맛있는 땅콩 소스와 달콤한 간장을 뿌려 버무리고, 위에 길쭉한 샬롯과 알새우칩 맛이 나는 과자인 끄루뿍을 얹어 냅니다. 매콤달콤한 소스와 담백하고 고소한 두부가 어우러져 조리법은 간단하지만, 아주 맛있는 영양 간식이 탄생합니다. 자카르타에 오시면 꼭 한번 드셔보세요.
끄또쁘락은 떡과 콩나물만 먹던 한 남자가 조리법이 간단하면서도 채소를 주재료로 한 맛있는 음식이 없을까 궁리하다 개발한 요리라고 합니다.
요즘 채식, 비건음식의 인기가 급상승 하고 있죠? 2019년에 발표된 ‘글로벌 채식주의 지수(Global Vegetarian Index)’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채식 친화적인 국가로 세계 183개국 중 16위를 차지 했다고 하네요. 대표음식으로 양상추, 고구마, 뗌뻬, 삶은 달걀 따위를 땅콩 소스와 함께 버무린 가도가도(Gado-gado)와 함께 바로 이 끄또쁘락(Ketoprak)을 대표 음식으로 꼽습니다.
4 | 반둥의 시오메이 (Siomay in Bandung)
시오메이는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식감과 풍미를 지닌 인도네시아 대표 길거리 음식입니다. 인도네시아의 거의 모든 곳에서 판매하지만, 특히 화교가 많은 서부 자바의 반둥에서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중국 요리인 샤오마이와 유사한 이름인 것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만두를 만드는 방법과 비슷합니다. 얇게 썬 감자, 파레, 말린 양배추, 두부를 비롯한 다양한 채소에 찐 생선을 섞는 것이 샤오메이의 특징입니다.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고소하고 달달한 땅콩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5 | 족자카르타의 구덱 (Gudeg in Yogyakarta)
뉴욕을 빅애플(Big Apple)이라고 부르듯 족자카르타는 열대과일인 잭프루트(Jackfruit)의 도시라고 합니다. 잭프루트는 현지말로 구덱(Gudeg)이구요. 족자카르타가 ‘구덱의 도시’가 된 이유는 이 요리 때문인데요. 구덱에 코코넛 밀크, 각종 향신료를 넣고 오랫동안 익힌 뒤 달짝지근한 맛이 나면 밥과 계란, 두부, 소 껍질, 닭고기 등과 같이 먹습니다. 구덱은 족자카르타를 대표하는 음식이니 꼭 드셔보세요! 유명한 구덱 맛집은 위질란(Wijilan)과 바렉(Barek)에 위치해 있습니다.
6 | 솔로의 나시 리웻 (Nasi Liwet in Solo)
오랫동안 중앙 자바의 중심지였던 솔로의 문화 중심지였던 수라카르타(Surakarta)에서 유래한 나시 리웻은 코코넛 밀크, 닭고기 국물, 월계수 잎, 레몬그라스로 조리한 간편하지만 맛있는 밥 요리입니다. 솔로(Solo)의 노점에서는 주로 만날 수 있는 영양 높은 간편식으로 발효 두부요리인 뗌뻬(tempeh) 또는 간장에 삶은 계란에 다진 샬롯을 버무린 뜰루 삔당(telur pindang)을 얹기도 합니다.
손에 들고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도록 바나나 잎에 담아 줍니다. 폐기물이 없으니 친환경 요리이기도 하네요!
7 | 스말랑의 룸피아 (Lumpia in Semarang)
스말랑(Semarang)의 별미이자 대표음식인 룸피아(lumpia)의 모양은 중구 춘권과 비슷하지만, 스말랑의 전통 조리법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삶은 죽순, 다진 닭고기, 볶은 계란, 조미 새우 등로 속을 꽉 채워 바삭하게 튀겨냅니다. 피는 얇고 바삭하고, 속은 달콤하고 짭짤한 야채로 꽉 차 있습니다. 룸피아 전용의 달콤 고소한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8 | 수라바야의 라원 (Rawon in Surabaya)
맛있는 쇠고기 스튜인 라원은 수라바야(Surabaya)의 대표 명물입니다. 소고기를 레몬그라스, 칠리, 생강, 라임 잎, 클루웩(Kluwek)등의 전통 향신료에 푹 고아만듭니다. 크루웩 때문에 국물의 색이 검고 맛은 풍부해집니다. 아주 오랜 옛날에는 서민 요리였지만, 향신료의 가치가 널리 알려진 후에는 왕족들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고 하네요.
9 | 말랑의 박소 (Bakso in Malang)
맛있는 따뜻한 국물에 박소와 튀긴 완자를 곁들인 박완 말랑(bakwan Malang)은 꿉꿉한 장마철에 잘 어울리는 인도네시아 전통 요리입니다. 박소는 말랑(Malang)에서 유래했지만,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특히 국물 음식을 좋아하는 화교들의 영향으로 다양한 조리법이 개발되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소고기 무국과 비슷한 음식입니다. 완자는 주로 쇠고기와 닭고기로 만듭니다. 든든한 고깃국에 당면이나 쌀국수, 파, 튀긴 샬롯을 얹어 냅니다. 매콤 달콤한 맛을 첨가하려면 간장이나 삼발을 얹어도 좋습니다. 말랑에서도 가장 맛있는 박소를 못보실 수 있는 곳은 박소 사장 말랑(Bakso President Malang)입니다.
10 | 발리의 사떼 릴릿 (Satay Lilit in Bali)
발리(Bali)는 이국적인 해변 뿐만 아니라 맛있는 음식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발리의 노점에서 주로 팔기 때문에 쉽게 맛 볼 수 있는 가성비 좋고 맛좋은 사떼(satay) 릴릿을 소개합니다. 고기는 보통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레몬그라스, 갈랑갈, 칠리, 라임 잎과 같은 허브와 향신료로 만든 소스를 발라 굽기 때문에 알싸하고 매운 맛이 납니다. 사떼는 이미 아시겠지만, 발리식 사떼는 또 맛이 다릅니다. 발리가시면 꼭 한 번 차이를 비교해 보세요!
역사적으로 인도네시아는 천연 자원과 위치의 특성으로 주변 나라와의 무역이 오래전부터 번성했기 때문에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이 무한대로 얽힌 생긴 전 세계 맛의 보물창고 입니다. 인도네시아에는 천개의 맛이 있다고 표현할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맛의 음식이 있습니다.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풍미를 가진 음식이라 동남아시아 음식이 불편하신 분들도 즐겨드실 수 있을 겁니다. 각 지역, 부족마다 다른 재료, 조리법을 사용해 인도네시아를 더욱 풍성하게 만나실 수 있는 방법으로 미식 여행을 추천드립니다.